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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눈을 짊어지고 우물을 메우는 것처럼 공부하라

낭독 연습(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by 공감사이다 2021. 9.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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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들아, 젊을 때 하는 공부도 이와 같다. 눈을 짊어지고 우물을 메우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해라. 아무리 힘들어도 노력엔 끝이 없는 법이다. 우물에 흙을 져다 부으면 우물이 없어지지만, 우물에 눈을 져다 부으면 우물은 그대로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들아, 젊을 때 하는 공부도 이와 같다. 눈을 짊어지고 우물을 메우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해라. 아무리 힘들어도 노력엔 끝이 없는 법이다. 우물에 흙을 져다 부으면 우물이 없어지지만, 우물에 눈을 져다 부으면 우물은 그대로 있다."

이 이야기는 제가 '담설전정'이라는 말을 우화 형식으로 한번 써본 것입니다. 청주 법인정사 설우스님의 법문을 읽다가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담설전정처럼 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게 되었습니다.

순간,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담설전정'은 어깨에 짊어질 담, 눈 설, 메울 전, 우물 정 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눈을 짊어지고 우물을 메우는 것처럼 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중국 고봉스님의 설법집 <선요>(출가자라면 누구나 읽고 그 의미를 깨우쳐야 하는 필독서입니다)에 나오는 것으로, 저는 이 말씀을 통해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어느 정도 노력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학교 다닐 때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저만 해도 공부가 특별히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 것도 공부요, 구입해야 할 도서목록 쪽지를 들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와 읽는 것도 공부요, 어머님 말씀과 아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도 공부입니다. 지금 제 삶 구석구석은 공부해야 할 목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부한다는 것이 숨 쉬고 밥을 먹는 것과 똑같습니다.

문제는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그동안 어떻게 공부해야 올바로 공부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공부한다는 것이 늘 종이를 구기거나 흙을 퍼서 꾸역꾸역 입안에 집어넣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말씀을 통해 비로소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일 제가 '나'라는 우물에 눈을 붓지 않고 흙을 부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그 우물은 메워지고 아무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는 우물을 눈으로 메우면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눈을 져다 부어도 우물은 우물로서 그대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흙을 져다 계속 부으면 그 우물은 메워져 존재 자체가 없어집니다. 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우물을 메우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는 공부에서 노력은 끝이 없다는 것을 일깨우는 의미도 있지만, 공부한 것을 너무 드러내면 '나'라는 존재성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부를 해도 공부한 바 없는 듯이, 우물 속에 내린 눈이 스스로 녹아 없어지듯이 겸손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부는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 하는 게 하니라 자신의 존재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럼으로써 인간이라는 나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한다는 것입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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