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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1기] 1일차.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고 비판할 바에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비판받는 편이 차라리 낫다.<자유로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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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1. 7. 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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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개적으로 타인의 작품을 평가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비판'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호불호는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관적인 잣대로 재미없 다, 별로다, 라고 말하기가 싫다. 그 작품이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진심으로 마음에 든다면 공개적으로 예찬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바랄 뿐이다.

이것은 내가 성격이 온건하거나, 나 스스로가 비판을 받아 상처 입은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생긴 습성이 아니다. 나는 성격이 ‘까탈스러운' 사람이고 남 흉보기 같은 것은 내키면 얼마든지 찰지게 할 수 있다. 내 글이나 책이 비판받는 것에도 그다지 상처 받지 않는다.

한 가지 특성을 두고도 칭찬과 비판이 엇갈리는 게 작품이 감당해야 할 속성이기도 하거니와 만약 그 작품에 절대적인 단점이나 잘못이 있다면 사람 들이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그것을 만든 장본인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판 자체가 잘못된 행동은 아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모든 작품은 다양한 평가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못 하겠다. 남들은 다 하더라도 나는 개인적으로 못 하겠다. 타인의 작품에 대해서 적어도 악담만큼은 하지 말아야지, 라고 굳게 다짐하게 되는 이유는 나 역시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면서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고생하는 지를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창작자가 바보처럼 보인다고 해도 (실제 바보라고 해도)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힘든 작업임을 알기에 '저 작품은 쓰레기다'라고 한마디로 정리해버릴 수는 없다. 또 한 타인의 작품을 비판하는 데에 한번 맛 들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너무나 쉽게 중독성 습관이 되고, 그러한 부정적인 방향의 판관 노릇이 습관이 되어 버리면 그 대상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조차도 갉아 먹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남들이 뭐라 비판하든, 최소한 나만이라도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혹은 기왕이면 그 작품의 좋은 점만 보거나 애써 찾아보려고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할 구석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은 각자의 개인 취향 문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중략)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대중의 외면과 비판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안고 간다. 외면 하나로도 충분히 힘든데 비판까지 감당하려면 정신적으로 웬만큼 단단하지 않으면 참 못할 짓이다. 싫은 소리 듣는 것을 못 견딘다면 애초에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아예 자신에 대한 비판을 철저히 보지 않던지. 그래도 완벽하게 피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잡아보는 수밖에 없다.

타인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은 쉽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고 비판할 바에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비판받는 편이 차라리 낫다.

작금의 사회에선 소리 높여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 똑똑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나 창작자 보다는 평론가나 논객이 목소리가 더 크고 자신 만만해 보인다.

그럼에도 만드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어디까지나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택할 것이다. 만드는 사람 없이는, 평 가하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만드는 사람의 작품을 보거나 읽어야 하지만, 만드는 사람은 평가하는 사람의 결과물을 얼마든지 무시 해버려도 그만인 것이다.


임경선, <자유로울 것> 47p(전자책)

★내 생각
나도 뭔가를 만들어내고 비판받는 편을 택하겠다.
나도 창작자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문학과는 거리가 있지만, 에세이 또는 실용서는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쓰자. 꾸준히 쓰자.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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