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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독서] 7일차. 함께 읽을 수 있는 기쁨 <아홉살 독서 수업>

한달독서(11기)

by 공감사이다 2020. 12. 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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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책도 상업성을 띠기에, 홍보문구가 들어가고 책에 띠지가 있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에 사진을 넣고보니, 내 책표지와 다른 것이다. 다시보니 띠지가 포함되어 숫자 9가 가려진 것이었다.

책 표지가 끌리면 읽고 싶어지니 표지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덟 살에 꼭 해야할 것, 20대에 꼭 해야할 것, 30대에 꼭 해야할 것 이런 말을 보면 끌리기도 하다가도, 이제 철이 좀 들고보니(그냥 예전에 비해 쪼꼼 철들었다고 생각^^), 숫자에 얽매일필요가 뭐가 있어!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는 숫자를 좋아한다. '이 나이에는 꼭 이런 것을 해봐야된다' 라는 문제가 아니다. 그냥 같은 나이의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딱 10살차이 사람, 띠동갑을 만나도 반갑고, 숫자로 재미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의 표지는 숫자 9가 또렷하고 크게 표현되어 있고, 그 위에 귀여운 곰(?)과 아이가 앉아서 책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맘에 든다. "아홉 살" 독서 수업이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초등 저학년의 독서 이야기를 주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을 딱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아홉살 마음 사전>, <아홉살 느낌 사전>이라는 책도 있어서 나는 <아홉살 마음사전>을 사서 보았는데 아이들과 보기에 참 좋았다.

 

이 책은 아이들을 책과 가깝게 해주고싶은 부모나 교사, 어른이라면 도움이 많이 될거라 믿는다. 특히 나와 비슷한 유아와 저학년 부모들이 꼭 관심있게 보았으면 좋겠다.

첫아이가 여덟살이 되고, 벌써 이렇게나 컸나싶었는데, 코로나로 이래저래 안좋은 상황에서 1년을 보낸 아이들이 안쓰럽다. 지금도 원격수업을 하며 학교돌봄교실과 (군청에서 운영하는)다함께돌봄센터를 오가며 잘 지내주고 있는 아이가 기특하고 고맙다. 병설유치원에 입학해 잘 적응하고 지금은 긴급돌봄에 다니는 둘째도 너무나 기특하고 고맙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재밌었고 어떤걸 자랑스러워하는지, 아이의 생활에 더 관심가져주고 함께 즐기도록 해야겠다. 코로나가 지속되서 힘들지만, 어쩌겠는가. 작은데서 감사함을 찾고,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자.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손님이 오셨거나, 피곤하거나, 너무 늦었다는 핑계로 막상 즐기지 못한 날도 꽤 있어서 반성이 든다.ㅜㅜ

첫째는 책읽는 폭이 넓어져서 좋고, 둘째는 이야기책을 정말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즐거워해서 나도 즐겁다.

많이 읽는데 초첨을 두지 말고, 대화로 느낌을 나누며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감사하게 보내야겠다.

앞서 썼던 글에는 넣지못한 밑줄을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다. 써보니 밑줄이 상당히 많다.^^ 그만큼 참 좋았다.  

 

책 읽으라는 소리보다 책이 재미있어 보여야 하고 읽고 싶어져야 한다는 걸 그때 알았다. 


하지만 즐겁게 꾸준히 읽는다면 아이의 읽기는 자란다. 
한 발만 떨어져서 믿고 지지한다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은 성큼성큼 제 속도로 성장해 간다. (p.9)


인간은 완성된 뇌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라며 많은 상호작용과 반복을 통해 뇌가 완성된다. 아이가 글을 읽을 줄 안다고 단번에 '읽는 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을 만큼 '읽는 뇌'가 성장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부모가 원하는 읽기독립에 이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책을 읽고 충분히 정보를 받아들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진정한 독서에 이르려면 12세 무렵이 되어야 한다. (p.17)


아이에게는 스마트폰을 10분만 사용하라고 하고 부모는 식탁에서 혹은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버젓이 사용해서는 규칙이 지켜질 리 없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실천할 때 비로소 규칙이 규칙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모든 성취는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시작은 아이들을 단기 집중력의 포로로 만들지 않는 것부터다. (p.38)


안정감을 전하는 시간 꼭지에서...
"언제까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내가 아는 가장 올바른 답은 "아이가 원할 때까지 읽어주면 된다."이다.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마다 다를 뿐이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과의 정서적 안정감이 간절한 아이라면 중고등학생이라도 읽어줄 수 있다. 실제로 고등학생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서로 마음을 털어놓고 사이가 좋아졌다는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p.48)


잠자리에서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아이는 하루의 긴장을 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날 있었던 일이나 고민을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다. 책을 읽어주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바로 읽기 능력의 향상보다 더 중요한, 부모가 지속적으로 읽어주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책으로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결코 포기하지 말자. (p.49)


《선생님, 기억하세요?》는 고마운 선생님에 관한 추억을 담은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읽다가 나는 무릎을 쳤다. 아주 중요한 읽기 훈련 방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면 아이는 절대로 부모 앞에서 소리 내어 읽지 않는다. 이때 독서교육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동물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을 보고 짖거나 물지 않도록 훈련된 개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read to dog' 프로그램을 학교와 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장점이 많다. 이 경우 아이들은 틀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없이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읽기에 자신감을 갖도록 도울 수 있다. 또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개에게 읽어줄 때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 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아이들이 책을 읽어줄 때 개들도 두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한다. 반려동물에게 책 읽어주기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도 되고 무엇보다 재미를 준다. 읽기의 순수한 즐거움과도 맞닿아 있다. (p.59-60)


많은 책벌레들이 돈을 내고 처음 내 책을 갖게 된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독서교육에는 자기가 읽을 책을 스스로 고르는 훈련이 포함되어야 한다. (p.65)


만화책이 있을 때 도서관 이용율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만화책이 있으니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p.95)


저학년 아이들이 읽는 학습만화들은 특히 그림도 크고 글자도 많지 않아 앉은자리에서 후딱 읽을 수 있다. 이때 생기는 가장 큰 부작용은 아이들이 책을 건성으로 읽는 버릇이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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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막 읽기를 시작한 초보 독자라는 전제 아래 만화책의 효용을 살피고 싶다. 만화책은 책이 싫은 아이들을 다시 책으로불러오는 효과가 있다. 만화책으로 책 읽기가 즐겁다는 경험을 안겨줄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학습만화는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더 깊은 독서를 시작하는 마중물 효과를 볼 수도 있다. (p.99)


만화책 보는 시간은 아이가 정해야 꼭지에서...
아예 만화를 금지하면 어떨까. 만화책은 보지 못하게 하고 읽기책만 읽도록 강조하면 점점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게 된다. 혹은 숨어서 만화책을 읽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결과적으로 역효과가 생겨버린다.
그보다는 아이와 상의하며 만화책을 어떻게 볼 것인지 원칙을 정하고 지켜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옳다. '만화책은 ○○ 시리즈만 본다.' '만화책은 주말에만 본다' 는 식으로 아이와 함께 계획을 세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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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약속이 흐지부지해졌다고 아이를 몰아세우거나 실망하지 말자. 어른도 늘 작심심일이다. 아이의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계획을 세우면 된다. 그렇게 아이는 성장한다. (p.100-101)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엄마는 뛰다시피 일하러 가야 하는데 아이가 고집을 부리면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 열심히 독립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어린이들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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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어린이문학의 궁극적인 주제도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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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학년 담임입니다》를 쓴 송주현 선생은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낸 1학년 학부모를 만나면 꼭 두 가지 당부를 한다. 하나는 "자기 책가방은 스스로 챙기도록 도와주세요." 이다. 두 번째는 "자기 옷은 혼자 입도록 해주세요."이다.
'1학년 독립심 기르기 프로젝트'라고 이름도 붙였다. 학부모에게만 부탁하는 게 아니라 1학년 아이들에게도 두 가지는 스스로 해야 한다고 여러 번 이른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금방 흐지부지된다. (p.213-214)


하지만 어린이는 이런 인간의 다면성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다. 감정의 분화는 사춘기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직 어린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믿고 따르고 의지해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방금 전까지 나를 사랑해주던 엄마가 갑자기 무섭게 돌변해 야단을 치면 혼란스럽다. 두 얼굴의 엄마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마녀나 계모는 아이들이 느끼는 혼란을 막기 위해 상징화된 엄마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알려져 있다. (p.233)


그렇게 아이에게 한바탕 퍼붓고 나면 엄마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엄마로서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왜 이렇게 부족한 엄마인가 하는 자책감도 들이닥친다. 엄마도 사람이다. 감정이 없을 리 없다. 다만 아이에게 감정이 섞인 화를 냈다면 아이와 함께 관련 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아이에게 솔직하게 엄마가 왜 그랬는지 말해주자.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너무 좋은 엄마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일이다. (p.234)


이처럼 친구 사이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갈등은 필연이다. 친구가 좋고 고마울 때도 많지만 친구가 밉고 서운할 때도 있다. 그래서 싸움도 한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친구와 싸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에 갈등이 없는 완벽한 관계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갈등을 피하기보다는 만약 갈등이 생겼더라도 이를 풀고 다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고 익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과정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친구에게 잘못했다면 민준이처럼 "미안해!"라고 진심으로 말하면 된다. 이걸 배우지 못했기에 이 세상에는 이토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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