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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초등학교에서 살게 된 우리

일상을 즐기자

by 공감사이다 2020. 3. 1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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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육행정직으로 이직을 했다.

3월1일자 첫발령지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현리에 있는 기린초등학교이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 기린초등학교가 두 곳이다. 인제의 기린초등학교와 전주기린초등학교.

인제의 기린초등학교가 1923년에 개교했고, 전주기린초등학교는 1947년에 개교했으니 이 곳이 더 오래된 곳이다.

2월 셋째주 발령소식을 듣고,

 

"인제로 피신가야겠다."

 

춘천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제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자, 신랑이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우리 신랑은 춘천소방서에 근무를 하고 있기에, 나와 은후 은하 셋이 이사가고 신랑은 춘천집에 남게되었다.

 

2월 29일, 우리는 기린초등학교 관사로 이사왔다.

3월 2일부터 출근인 나는 적응하느라 퇴근후에 애들과 조금씩 놀았고, 신랑은 이틀 자녀돌봄휴가(특별휴가)와 연가를 써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이들을 돌보았다. 돌보면서 승진공부까지 했다. (낮에는 복습,저녁에는 인터넷 강의듣기를 주로 했다.) 고마운 우리 신랑^^

사실 긴급돌봄을 보낼지, 언제 보낼지의 의견이 좀 달라 조금 서먹하게 지냈지만, 고마운 마음 듬뿍이었다는 걸 전하고싶다.

 

3월 8일 일요일, 애들아빠는 춘천에 두고 나랑 아이들만 인제로 돌아왔다.

기린파출소에서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하고(주말에도 된답니다~~!) 현리의 장날이여서 옛날과자 사고, 어묵도 하나씩 먹고, 꽈배기 도너츠도 사고, 우리는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 가기전 짐을 내려놓고, 먹을 것 챙기고~~ 기린놀이터에서 많이 놀았다. ^^

 

속초에서 태어나고 모래사장에서 놀았던 아이들이라 그런지 서슴없이 신발벗고 모래놀이를 했다.

 

아, 예쁘다. 우리 학교.

나의 새로운 직장이자, 아이들이 입학하게될 학교.

입학을 제때 못하고 연기되고 있는 요즘.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학교의 존재이유, 이러한 코로나 사태에 피해를 입는 아이들. 23일부터 보내도 괜찮을까. 이런 생각들이다.

 

어제 은하 유치원 7살언니가 엄마가 만든 마스크라며 선물을 주셨다.

좋아하며 새로운 마스크를 써본 은하.

앗, 거꾸로 썼는지 엄마도 이 사진을 찍을땐 몰랐구나.

영어로 은하(EUNHA)라고 이름까지 수놓아 주셨다.

솜씨도 좋으시고 마음도 좋으신 고마운 인혜어머님, 감사합니다. ^^

 

어제는 3시쯤 퇴근해서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조금 놀다가, 슈퍼에서 풍선껌 사서 씹으며 집에 갔다가 공 두개와 간식, 물을 챙겨서 학교 체육관으로 갔다. 우리 학교 주무관님이 배드민턴을 하신다고 해서 놀러오라고 하셨기에 그날 실행에 옮겼다.

그나저나 은하가 요즘엔 혼자 사진을 잘 안찍으려고 한다. 초상권있는 예민한 공주님. ^^

마스크써서 가렸으니 내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손으로 얼굴을 막는 우리 은하. 저 사진을 겨우 찍고, 은하가 보자고 하는 걸 안보여줬다. 하핫. 

체육관에서 강냉이 먹으며 오빠랑 나란히 앉은 모습을 찍을 때는 잘 찍혀준다. 다행이다. ^^

해맑은 너희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어제 공놀이 해주시고 맛있는 전도 사주신 우리학교 주무관님, 은후와 축구를 10대 1로 지는 경기를 열심히 해주신 상남초 주무관님, 그리고 내 동기를 소개시켜주고 싶은 젊고 훈남이신 주무관님, 어제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나는 사진을 잘 못찍고 매번 사진으로 꼼꼼히 블로그를 쓰는 것은 어려울 듯해서, 그럼 하나의 글에 하나의 사진만 넣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첫 블로그 글이니 나름 3일에 걸쳐 찍은 사진들을 방출해보았다.

 

애들이랑 같이 잠들어서 아침 6시 반에 깨어, 놀이터 벤치에 있는 내 가방과 은하가방을 가져왔다.

가방을 두고 오다니...나도 참... 하면서도 바쁘면 그럴수 있지, 그냥 너그럽게 생각한다.

 

관사가 학교안에 있어 가깝지만, 애들과 왔다갔다 하려면 쉽지않다.

은하가 다리에 장애가 있어, 많이 걷기를 힘들어하고, 엄마랑 오빠랑 둘이 갔다오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찌 아이를 놀이터에 혼자두고 집에 다녀올 수가 있나.

"은하야, 엄마는 보호자로 그럴 수 없어. 걱정이 되거든."

이런말로 내 입장을 이야기하며, 어제도 풍선껌으로 달래서, 집에 가서 공이랑 간식 물을 챙겨 나온 것이다.

 

우리는 기린초등학교 관사에 산다.

은하 기준으로 잠자는 시간을 10시간 (거의 저녁9시에서 아침7시) 이라고 하면, 나머지 14시간을 학교와 관사에서 보낸다.

아침 8시40분~9시에 등교와 출근, 그리고 4시반~5시 하교해서 학교의 놀이터, 학교앞 텃밭 등에서 논다.

그리고 (학교울타리 안에 있는 관사인) 집에서 밥먹고 놀고, 책보고 잠든다.

 

그러니, "우리는 기린초등학교에서 산다." 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에 집콕을 해야하고, 언젠가부터 미세먼지로 바깥활동에 많은 제한을 받게된 우리 시대 아이들을 생각하니 안타깝고 슬프다.

이 글이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들 자신이 사는 곳에서 조금씩 자연을 접하고 바깥놀이 활동도 하고 아이와 어른들이 함께 숨통을 틔우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코로나 상황에 기린으로 이사와서 주말가족이 되어 아쉽지만

아이들이 바깥활동도 하고 즐길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의 기린놀이터, 한울관(체육관)이 있어 정말 고맙고 든든하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

 

 

설레는 마음으로 블로그 시작~!!

김민식PD의 <매일 아침 써봤니?>를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 좋은 것은 따라하면서 배우는 것.

배우고 싶은 글쓰기 습관, 기록의 습관, 나누는 습관을 기르고 싶다.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잘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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