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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쓰기]7일차. 우리 아이들이 드디어 입학했다.

일상을 즐기자

by 공감사이다 2020. 5. 2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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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주 까지도 5월 27일 등교개학이 무사히 이루어질까 걱정이 되었다.

 

온라인 개학으로 8살인 첫째는 다함께돌봄센터(군청에서 운영하는 아동센터)에서 EBS방송을 두개씩(1,2교시) 시청을 하며 공부를 하고 낮시간동안 센터에서 생활하다가 내가 퇴근하면 집에 와서 저녁먹고 담임쌤의 녹화영상을 들으며 3,4교시(때론 5교시로 학습꾸러미)를 공부했다.

 

첫째의 입장에선, 이제 겨우 1학년이니 "영상을 들으며 공부하고 출석체크 하기"는 해야하는 의무로 다가 왔을 것이다. 자기는 공부할게 많다며 스트레스도 받고 있었다. 6살 동생이 공부 부담없이 저녁먹고 자유시간을 누리는 것을 보고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 엄마인 나는 첫째를 도와주기도 하고, 둘째가 종이접기, 색칠공부 등을 하면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니 저녁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선생님께서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만들어 주시고, 아이와 함께하는 공부도 재밌고 아이도 기특하게 따라와주어 온라인개학은 그럭저럭 만족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부담도 느끼고, 처음보다 재미가 덜해지고 피곤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나도 둘을 케어하려니 힘들었다. 남편은 춘천에서 근무하고 있어 지금 주말가족이라 우리 셋이 복닥거리며 정신없이 살고 있었다.

 

개학하면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마스크를 계속 쓴 채 생활하고, 거리두기를 해야하고, 급식도 뚝뚝 떨어져 앉아 먹어야하고, 난 그런 일상으로 학교생활을 하게 될 것도 걱정되고 답답해서 개학이 늦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시골인 이곳은 순차적 개학을 하면 일상으로 회복이 이루어 지지 않을까? 희망도 생기고, 아이들에게 직접 만나서 수업받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생활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등교개학을 했다. 첫째는 1학년으로 첫등교, 둘째는 같은 학교 병설유치원 6세반으로 첫등원이었다. 둘다 긴급돌봄을 보내느라 다니고 있었지만, 또래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아서 좀 심심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암튼 아이들이 아침에 잘 깨어 준비를 잘해주어 8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관사에 사는 우리는 5분만에 학교 본관 중앙에 도착해서 열화상카메라로 열체크를 했다. 

선생님들이 반겨주셨고, 아이들도 긴장하기도 하고 즐겁게 교실로 들어갔다. 

 

우리 남매가 주말부터 감기에 걸려 병원을 가보니, 심하지 않아서 3일치 약만 일단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 컸다고 감기도 잘 이겨내주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고맙다.

 

애들을 잘 먹이고 싶고,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성취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려면, 잔소리하기보다, 내가 좀더 계획하고 차분하게 밀고 나가야겠다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은하가 먼저 잠들었고, 온라인수업도 하지 않아도 되니, 한달만에, 은후와 코딩을 했다. 

고슴도치 엄마라 그렇겠지만, 그전에 했던 것을 기억하고 응용하고 재밌게 갖고 노는 것을 보니 흐뭇했다. <비주얼 코딩>책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끝내면 책씻이를 해주겠다고 했다. 하나씩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은하에게도 그림그리기, 숫자쓰기, 종이접기, 실뜨기 등등을 하나씩 해보며 터득하는 기쁨을 누리게, 성취감을 느끼게 도와주어야 겠다. 

얼마전 <기다려주는 육아>를 읽고, 느낀게 정말 많았다. 8살,6살로 자기주장은 높아지고, 둘은 계속 싸우고, 두 아이를 돌보는데 힘들었던 이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나게 해주셔서 하느님께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언니와 친구에게 선물도 했다.

 

멀티형 아이처럼 보이는 첫째 아이, 일단 욕심있고, 야무지게 성취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라 걱정은 덜 되지만, 아직 엄마랑 떨어졌던 기억(둘째 병원입원 생활로 인해)을 가지고 있고 분리불안이 남아있는 아이라 미안하고 안쓰럽다. 씩씩하게 친구를 사귀고, 어른들에게도 인사 잘하는 지금 모습이 참 고맙고 기특하다.

꽃밭형 아이처럼 보이는 둘재 아이, 욕심이 많고 자유의지가 강하지만, 가끔 멍해지는 모습이 보이는, <기다려주는 육아>의 저자가 말한 그 모습이 딱 둘째에게 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비슷한 나뭇잎인데, 하며 다른것을 집어 주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그 나뭇잎이 아니라며 울어대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 보기"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두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오늘부터 등교를 하게되어 기쁘고 아이들이 기특하다. 그리고 이곳이 면지역, 작은 동네라서 코로나 위험이 적어서 다행이다. 내가 알고있는 아이들, 엄마들이 떠오르고, 격주, 격일로 학교을 다니거나, 아예 개학연기가 된 학교들도 많다고 하니 걱정된다.

포스트 코로나를 논하는 뉴스, 책을 슬쩍 보았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아이들 인권을 위한,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사회가 노력하길 바란다.

빠른시일내에 위험한 이 바이러스가 종식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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