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완벽주의자는 실수에 대해 오랫동안 곱씹는다. 이렇게 실수에 대해 자꾸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실패 예행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불안감이 커진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이라고 하는데,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불안하니까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수없이 수정을 가하지만, 정작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숨기게 된다. 결국 통제력 사실에 대한 불안과 꾸물거림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진 사람은 과제를 피하고, 미루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검토하고 논평하는 것도 꺼리는 경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성은 성장을 더디게 한다. 원래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을 피하면 피할수록 불안이 커진다. 인간은 상상력이 있어 두려움을 느낀다고 누군가 말했던가. 막상 겪어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쉽게 깨닫게 되는데,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가 마음을 잠식하는 것이다. 예컨대, 공포 영화에서 닫힌 문 뒤로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려오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주인공은 고개를 돌릴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불안에 떨며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에 휩싸인다. 하지만 용기를 내 문을 열고, 소리의 원인이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불안했던 마음은 금세 진정되고 평온이 찾아온다.
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실수를 저지를까 봐 불안해하기만 하면, 마음속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강박적인 노력만 계속하느라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기억하자. ‘반드시’ 통제해야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완벽함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기보다, 적당히 괜찮은 정도를 바라면 일이 이루어질 확률도 높아지고 더 좋은 대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삶에서 ‘반드시’, ‘절대’, ‘꼭’ 통제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에 빠져, 다른 좋은 것들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마음속을 잘 들여다보자. 쉽지는 않겠지만, 삶의 한 부분에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연습, 건설적인 피드백을 흡수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보자.
내 생각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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