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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강조해온 말이 있습니다.
"현생에 개나 돼지 같은 짐승으로 태어나지 않고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가치다.
성공한 삶을 살기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라."
이뿐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라, 책 많이 읽어라, 성실을 다해라' 이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가치는 자신이 만듭니다. 인생이 자작이듯이 인간의 가치 또한 자작입니다.
'성공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라'고 한 것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성공한 인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가치는 어디에든 있습니다. 크고 작거나, 많고 적거나, 초라하고 화려한 데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사회, 이 가정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요청해오는 데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며 어디에서 살든 그게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 찾은 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그게 바로 가치 있는 일류의 삶입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가난한 자의 어머니'로 살았던 테레사 수녀나,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마을에서 7년 동안이나 가난한 아이들과 여성들을 위해 살았던 이태석 신부의 삶만이 일류의 삶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 삶을 산 이들 중에서도 일류의 삶을 산 이들이 있습니다.
2011년 9월, 54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우수 씨는 철가방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짜장면과 짬뽕을 배달하는 중국음식점 배달원이었습니다. 그가 잠자는 곳은 1.5평짜리 고시원 쪽방이었으며, 받는 월급은 70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6년 동안 많게는 여섯 명, 적게는 한 명에 이르기까지 매달 10만 원씩 부모없는 아이들에게 보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중국음식점 배달원의 삶을 누가 일류의 삶이라고 말합니까. 그러나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 씨의 나눔의 삶은 바로 일류의 삶입니다.
"오늘 하루 종일 후원 아동들에게서 온 편지를 읽었지. 읽고 또 읽었어. 그 편지를 읽는 시간이 너무 행복한 거야."
평소 이런 말을 한 김우수 씨는 아마 삶의 보람이라는 선물을 받았을 것입니다. 삶의 보람이란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자기를 던질 때 주어지는 신의 선물입니다.
정호승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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