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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0기] 13일차. 아이들이 거짓말을 처음 시작하는 순간은 진짜를 얘기했을 때 어른들이 믿어주지 않는, 그 순간부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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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1. 6. 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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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거짓말을 처음 시작하는 순간은 진짜를 얘기했을 때 어른들이 믿어주지 않는, 그 순간부터라고 한다.

오십 원 때문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 첫 번째 거짓말은. 일곱 살 땐가? 여덟? 아니 일곱 살이 맞을 거야. 짝은누나와 큰누나는 학교에 갔고 집에는 엄마랑 나 둘뿐이었으니까. 엄마는 자상한 목소리와 침착한 표정으로 “태연아, 오십 원으로 뭐 했어?”라고 물었고 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소린지를 몰랐으니까. 그 순간 엄마의 자상한 목소리와 침착한 표정은 점, 점, 점, 점 더 무섭게 굳어졌고 “뭐 했어! 오십 원으로!”라고 다그치는 엄마의 눈빛은 마치 범인을 확신하고 바라보는 명탐정 코난 같았다.

하필이면 그날 아침 외삼촌이 다녀갔고 내가 말하면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억울했던 일곱 살 남자아이는 결백을 주장할 방법이 없었고 “삼촌이 가져갔나 보지!”라고 하필이면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두 가지, 도둑질과 거짓말을 한꺼번에 해버린 말도 안 되는 아들, 아니 못돼 처먹은 새끼가 되고 말았다. 억울하게도 지극히 개인적인 엄마의 시각에서였지만…

엄마는 일곱 살 때, 엄마의 엄마 아빠랑 함께 살지 못하고 엄마의 외할아버지 집에서 도둑놈의 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상상 초월하는 서러움을 받으며 성장했었다고 들었다. 함경도 갑부였던 장인에게 사업 자금을 받아 일본으로 떠나서 30년 후에나 돌아오신 엄마의 아빠, 그러니까 나의 외할아버지 때문에…

엄마는 신발장에서 구둣주걱을 들고 와 그 당시 오십 원이었던 아이스크림 ‘누가바’를 사 먹었다는 거짓 자백을 할 때까지 날 때렸지. 엄마에게는 교육이 목적이었던 사랑의 매였지만 나에게는 동그랗고 푸른색이었던 지구를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돌덩어리로 만든 순간이었어. 엄마를 이해해. 지금은…

엄마가 나한테 잘못한 건 3개지만 엄마가 나한테 잘해준 건 3억 7천 3개니까.


원태연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 생각

나의 자상한 목소리와 침착한 표정은 순식간에 괴물로 돌변해서 아이들을 야단치고 혼냈다.

아이들에겐 그렇게 보였겠다. 아이들은 핑계를 대는것처럼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 방어하고, 놀란가슴을 진정시켰을 것이다. ㅜㅜ

어제도 둘째에게 화낸 나는, 좀전에도 첫째에게 버럭했던 나는 숨고만 싶다.

공감대화로 듣자. 공감대화로 한마디라도 해서 즐거운 주말을 보내야지.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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