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나는 내 마지막 몇 달을 철없고 앳된 시절의 감동과 사랑으로 장식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이해관계 없는 순수한 찬탄을 보내고 싶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 여기저기 허둥대며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아름다운 것을 봐두려고 생각하면 그건 이미 탐욕이다. 탐욕은 추하다.
내 둘레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 내 창이 허락해주는 한 조각의 하늘, 한 폭의 저녁놀, 먼 산 빛, 이런 것들을 순수한 기쁨으로 바라보며 영혼 깊숙이 새겨두고 싶다. 그리고 남편을 사랑하고 싶다. 가족들의 생활비를 벌어 오는 사람으로서도 아니고, 아이들의 아버지로서도 아니고, 그냥 남자로서 사랑하고 싶다. 태초의 남녀 같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이런 찬란한 시간이 과연 내 생애에서 허락될까. 허락된다면 그때는 언제쯤일까. 10년 후쯤이 될까, 20년 후쯤이 될까, 몇 년 후라도 좋으니 그때가 가을이었으면 싶다. 가을과 함께 곱게 쇠진하고 싶다.
박완서,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내 생각
나의 철없고 앳된 시절은 20대초반 대학생 시절이었다. 젊음과 순수함으로 예뻤던 나, 그리고 작은것에 감탄을 참 잘하고, 목소리와 웃음소리도 크고 해맑았다.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니 쑥쓰럽기도하지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잘 웃는 아라샘이 안 웃는 건 정말 안 웃긴거에요."
야학교사로 봉사활동을 할때 청소년 아이가 이렇게 말했었다.
지금은 때묻어서 어쩌나..ㅜ.ㅜ 지금도 아이같은 웃음과 해맑음을 유지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이해관계 없는 순수한 찬탄을 보내고 싶다.
내 주변에 있는 작은 생명들에게, 자연의 모습들에서, 인공물의 모습에서 감탄하며 살고싶다.
신랑을 맘껏 사랑하고 싶다.
나는 여름이 좋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빛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이라 생각된다. 태양과 지구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적당한 거리에서 에너지와 빛을 주고 있으니,이렇게 다양한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있지 않은가.
생명력 넘치는 여름, 물놀이 하는 여름, 휴가를 떠나는 여름을 계속 사랑해야지.
★필사
[아바매필8기] 24일차. 그 작가가 쓴 주제를 가지고 나의 생각이나 경험을 써보세요. <일기를 에세이로 만드는 법> (0) | 2021.04.24 |
---|---|
[아바매필8기]23일차. 보통 사람이란 평균 점수처럼 어떤 집단을 대표하고 싶어 하는 가공의 숫자일 뿐, 실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0) | 2021.04.23 |
[아바매필8기] 21일차. 세상엔 믿을 만한게 훨씬 더 많다.<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0) | 2021.04.21 |
[아바매필8기] 20일차. 길은 누군가의 마음이 낸 길이기도 하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0) | 2021.04.20 |
[아바매필8기] 19일차. 공감은 학습이 필요한 일이다. <당신이 옳다>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