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아라 라는 내 이름이 좋다.
그런데 어렸을 땐 마음이 약해 힘들 때가 많았다.
사람 성격이 이름따라가는 것은 아닐텐데,
내가 뭐든 좋아라 할 수는 없을 텐데...말이다.
천성이 착하고 순한 탓에 놀림도 많이 받고 상처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내 입으로 내가 착하다고 말하니 이상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위의 문장을 왜 썼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다시 덧붙여 본다.
지금은 성장해서 상처도 덜 받고, 착해서 받는 손해도 덜 보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름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물론 제목에도 적었듯이,
"나의 첫 우리말겨루기 도전기"
내가 출연한 방송을 홍보하기 위한 글이기도 하다. 나는 이렇게 솔직하다. ^^
내 이름이 어떤 면에서는 너무 튀고,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에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개명을 생각할 정도로 고민하진 않았다.
그리고 뒤늦은 사춘기, 방황의 시기를 거치면서, 나를 더 잘 알게되었고, 지금도 내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말겨루기에서 나온 어느 분이 '최고' 라는 이름에서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개명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도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분이 초등학교 교사인지, 교사를 준비하는 학생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최고의 선생님이 되시라는 말보다, "인자한 표정으로 느껴지는 첫인상을 보니 좋은 선생님이 되실 것 같아요."라고만 말하고 싶다.
살면서 많은 호칭으로 불리게 된다. 아라야, 이름부르기도 하고, 공주야, 조박사, 안나야 라고 엄마와 아빠가 불러주시기도 했다.
어렸을땐 별명으로도 많이 불렸다. 별명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쓰기로 한다.
(이런 전략도 통할지는 모르지만, 궁금증 유발로 독자를 확보해보고 싶다.)
나는 조아라씨로 불리는게 좋다. 엄마도 좋고, 딸도 좋고, 고모도 좋고, 외숙모도 좋다. 선생님도 좋고, 주무관님도 좋다.
그런데, 그중에 제일 좋은 것은 조아라씨로 불리는 것이다.
병원에서 간호사가 호명해주시거나, 온라인상에서, 모임에서 '아라님' "조아라님" 이라고 불러주신다. 이것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자꾸 들으니 좋다.
공통점은 바로!!
이름을 불러 주는 것!!!
나는 아라씨라고 불러주는 우리 신랑에게 반했다. 잘생기고, 착하고! 아라씨라고 꼭 불러주고, 성실하고 낙천적이고 자상한 모습에 반해서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부부가 되었다. 나도 그를 승현씨라고 부르는 것이 참 좋았다.
이 글을 쓰며 생각하니, "승현씨, 여보, 자기"라는 호칭을 다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한 이유가 나를 아라씨라고 불러주어서라니, 남편이 실망하진 않길 바란다.
우리말겨루기에 나가서, 아나운서와 대화하며, 쑥스럽지만 내 마음을 전했다.
엄지인 아나운서가 말했다.
"조아라씨는 문제 풀 때, 엄청 진지하고 심각했는데, 지금 남편 이야기를 하니 표정이 가장 밝아지셨어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나는 웃으며,
"맞아요, 그렇네요."
라고 말한 것 같다.
실제로 녹화영상에서 아나운서와 내가 한 말을 받아적은 게 아니라,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내용으로 대화를 했다.
핸드폰에 "신랑님♥"로 저장해 두었는데, 작년말쯤부터, 카카오톡에는 "최승현♡" 이라고 적어두었다. 두 가지가 같이 바뀌는 줄 알았는데, 다르게 설정이 되는 것을 방금 알았다.
내가 출연한 우리말겨루기 방송이 오늘 나왔다.
긴장한 모습의 나, 씩씩하게 구호를 외치는 모습, 아나운서와 대화하는 모습, 쑥스러워 하는 내 모습이 TV에 나왔다. 실제로 오답을 열심히 말하고 감점 되었었는데, 방송에는 조금만 나왔다.
그리고, 친구, 가족, 지인으로 부터 문자과 카톡을 받았다. (홍보는 미리 조금 해두었기에)
본방사수 해주시고 잘봤다고, 예쁘다고,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사진은 가족과 친구들이 본방사수하며 찍어서 보내준 것이다. 고마워요ㅜㅜ
하하, 어찌됐든 이날(방송날) 하루는 연예인이 된 것처럼 주목받고 신기했다.
첫소리문제는 개인별 문제인데, 나는 놓치고 말았다. 저 긴장하고 당황하고 아쉬운 표정을 보라.
나는 응원구호 후 첫 멘트에서 우리 아빠 이야기를 했다. 아빠과 우리말겨루기를 재밌게 시청하던 함께한 시간들, 좀 더 어릴적, 가족과 함께하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문득 든다.
그리고 아들 이야기도 하며, 자물쇠문제에 못 간다면 상품권이라도 타겠노라 포부를 말했다.
나는 열심히 녹화에 임했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래서 나의 심각한 표정, 찡그린 표정만 카메라에 잡히면 어떡하지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자체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즐겼다.
아나운서님과 주고 받는 대화를 할때 어떻게 말할지도 긴장하고 떨면서 말했는데, 다행히 잘 편집해주셨고, 내가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서 참 다행이고 기뻤다.
신랑이 소방관으로 산불에 투입되어 걱정했고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하며, 신랑에게 감사함과 사랑의 마음을 전했고, 할아버지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아나운서님께 말씀드려서, 할아버지가 암으로 투병중이신 이야기를 하며 힘내시길, 할아버지께 사랑한다고 전했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용기를 냈다. 막상 할아버지와 같이 있을때 못했던 이야기를 용기를 내서 전해서 기뻤다.
아빠가 찍어주신 할아버지,할머니,엄마, 작은아빠 두분, 작은엄마 두분 이렇게 찍어주신 영상도 방송해주셨다.
응원구호 외치고 나오는 첫 영상으로는,
어머님과 언니(우리 형님인데, 올케인 나는 언니가 좋아서 자꾸만 언니로 부른다), 조카가 찍어주신 트로트 응원영상이 나왔다.
우리 네식구가 찍은 영상(나는 카메라맨 등장인물은 신랑,은후,은하) 이것만 빼고는 전부 나오게 해주셨다. 우리 가족의 바람대로, 방송에 잘 반영해 주셨다. 귀여운 은방울 남매와 우리 신랑 영상도 올려둔다^^
세 가지 아쉬움이 있다.
첫번째는, 대본에 있었던 한가지 내용을 녹화 때 아예 안하고 넘어간 것.
그것은 내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 이야기였다.
이름 이야기는 오늘 블로그 글에서 다 하지 않았냐고? 별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음 글을 기다려 주시길 바란다.
(독자수에 목숨걸지않겠다. 꾸준히만 쓰겠다!)
난 이름 이야기는 굳이 방송되지 않아도, 가족이야기, 공감대화 이야기가 방송되길 바랐기 때문에, 엄지인 아나운서가 딱 알맞게 질문을 던져 주신 것이 정말 고맙다.
남매 엄마인 엄지인 아나운서와 나, 우리 통한 것 같다. ^^
두번째 아쉬움은,
문제를 너~무 못 맞혀서 꼴찌로 마무리가 됐다는 것.(자물쇠문제 전, 떨어질때 점수 400점, 바로 3등이셨던 남자분 점수가 450이셨던것으로 기억난다. 그나마 다행이랄까ㅜㅜ)
하지만, 내가 공부한 양이 부족함을 스스로 알기에, 다시 나가게 된다면 더욱 준비를 많이 해서 나갈 것이다.
세번째가 "가장" 아쉬웠던 점이다.
녹화 때는 아나운서님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었지만, 실제 방송에는 편집된 이야기가 있다.
바로, "공감대화" 이야기다.
점심식사 후, 팀장님께서 조언해주시러 오셔서 하신 말씀이 있다.
"퀴즈 풀면서 중간에 이야기 나누는 에피소드는 둘중에 하나이면 좋아요. 재밌거나, 의미가 있는 이야기 입니다."
라고 하셨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는 의미에 중점을 두고 있으니 떨지않고 조리있게 잘 이야기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말겨루기에 대본은 있다.
오전에 와서 미리 작가님과 대본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그런데, 얼마든지 변형해서 말하고 싶은대로 이야기 해도 된다고 한다. 이 대본 자체가 나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가님이 추려내어 만든 대본이므로.
그리고 아나운서님과는 미리 만났을 때, 이것저것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화장을 수정하고, 바로 녹화하러 갔다.
(우리 출연자 넷은 가장 먼저 엄지인 아나운서 싸인을 열심히 받았다♡)
아나운서님과 나눈 "공감대화 이야기"를 자세히 기록해본다.
대본의 질문은 이랬다.
"조아라 도전자, 자녀가 1남 1녀라고요! 자신만의 양육관이 있나요?"
실제로 아나운서님은 더 자연스럽게 질문하신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대화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폭력대화>라는 책이 있어요. 저는 세번 정도 읽었고, 강사님과 모임을 통해 배우기도 했어요. 비폭력은 간디가 말한 비폭력과 같은 의미에요. 우리가 말로 많이 폭력적이 된다는 말이구요. 비폭력은 폭력의 반대말이잖아요? 그리고 영어번역을 하다보니 그대로 비폭력대화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말로 '공감대화'라고 부르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죠?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세요?" 라는 질문에는,
"예를 들면요,
아이가 화를 내거나 울면
'이것을 하고 싶은데 잘 안되어서 화가 났구나' 하면서 일단 들어주고 기다려 주려고 노력해요.
우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데 왜 우냐고 다그치면 아이는 더 슬플거라고 생각해요.
또 '앵무새 되기'를 해주는 거예요.
나 속상해, 나 슬퍼 라고 말하면 '아, 속상하구나, 슬펐구나' 라고 똑같이 반복해 주는 거예요. 아이들이 그러면 안정감을 느끼고 진정이 되더라구요. 이 대화법을 하고 난 후 아이가 자기표현을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앵무새 되기를 먼저 해 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두 세 번 공감해 주라는 거예요. 옆에 있고 들어주는 자체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기다려 주는 것이 전부다' 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저는 조급한 성격이라 아이들을 기다려 주는 것이 힘들기도 한데, 노력하고있어요."
"사실 말처럼 쉬울 것 같진 않은데요. 만약에 아이가 '싫어병' 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 '싫어! 싫어! 이거 먹기 싫어!' 그러면 어떻게 하시나요?"
대본에, (앵무새대화법으로 이야기해 보기!! "우리 지인이 싫어요~ 싫구나~ 그랬구나~" 등등) 이라고 적어주셨고,
녹화 전에, 작가님이 아나운서님께 역할극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셨다.
"우리 지인이가 이거 먹기 싫었구나. 엄마는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해지길 바라는데, 지금은 먹기 싫은 거지?"
"응 싫어! 다 싫어! 먹는 것도 싫고!"
(아나운서님의 귀엽게 역할극을 해주셔서, 나는 나름 재밌어서 방송 내보내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보았다)
"아, 싫은 거구나."
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며 싫었구나 그랬구나를 반복했다.
고현희 선생님께 말씀을 빨리 못 드린것도 편집될까봐 걱정되어서였는데,
실제로 편집되어서 이 대화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작가님이 대본으로도 넣어주시고, 녹화때 아나운서님과 대화도 했고, 실제로 방송도 되길 기대를 가져보았기에...다음에 꼭 기회를 얻으리라 다짐한다.
나는 공감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공감대화 강사가 되거나, 상담하거나 교육 등의 분야에서 봉사하고 싶다.
엄지인 아나운서님께 책선물을 보내드렸다. 작가님은 친절히 나의 문자에 응해주시고 답변을 주시며, 택배도 잘 받았다고 이번주 녹화때 전해드린다고 하셨다. 나도 지난 5월 19일 화요일에 녹화했으니 내일이 녹화날일 것이다.
요즘같이 유튜브, 개인방송이 활발한 시대에, 나의 방송출연이 대단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누구나 퀴즈에 도전하고, 방송에 나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을, 나는 애청자로서 꼭 나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퀴즈문제를 틀려 보고, 맞혀도 보고, 내 이야기를 신나게 풀어놓은 것이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우리 은후야, 은하야.
텔레비전에 엄마가 진짜 나왔지?
응원해주고 기뻐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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