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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쓰기]다시 2일차. 내 별명 이야기.

나의 성장일기(주제 없이 자유롭게 쓰기)

by 공감사이다 2020. 6. 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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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볍게 내 별명 이야기에 대해 쓰고자 한다.

지난 반달쓰기 10일차 글에 우리말겨루기 도전기를 올리며, 별명 이야기를 예고 했었다.

(나는 반달쓰기 두번째 도전이다! 이번엔 꼭 성공하리라!)


유치했지만 재밌었던 나의 별명 변천사를 떠올려 본다.

초등학교때는 조아라라는 내 이름으로 인해 "아이 좋아라", "코알라", "알라", "싫어라" 가 있었다.

또, 남자아이들이 서로 놀리는 방법으로 "너 조아라 두번 말해봐." 라고 했다.

상대방이 "조아라 조아라" 이렇게 두번 말하면, "너 조아라 좋아하지? 하하하" 하고 놀리고 도망갔다.

아, 이렇게 내 이름을 두번 말하기를 당해서(?) 전부 나를 좋아했다면 인기가 많았을텐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하하.

누가 시작한 장난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 별명으로 기숙사 친구들은 "조데렐라" 라고 불렀다. 어떤 친구들은 "아락실", "조알", "알라" 등으로 부르기도 좋아했다.

떠올리니 그때가 많이 그립다.
한방에 네 명이 함께 지냈는데 새로 지은 신축 건물이었고 이층침대가 두개 있고 깔끔했던 방이 눈에 선하다. 널찍한 편이라서 바닥에 모여 앉아 야식도 먹고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고 놀았다.
나는 청소 중에서도 걸레질 담당이었는데 누가 시킨게 아니라 스스로 한 것이다.
지금도 결혼한 지금 걸레질 담당은 나. 청소기도 좋지만, 뭔가 부족하니, 나는 걸레질로 한번에 먼지가 싸~악 닦이고 깨끗해지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지만, 우리집은 전혀 깔끔과 거리가 멀다. 아이들의 놀잇감들, 나의 책, 노트 등등 잡다한 물건들이 많고 수납이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달미니멀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


내가 "조데렐라"가 된 이유는 같은 방 친구 중에 별명이 "타조"라는 친구가 말을 쎄게(?) 재밌게 했다. 그 친구가 나를 보며, 우리 조데렐라 걸레질 하는 거야? 하며 놀리곤 했고, 다른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앙칼진 새언니와 조데렐라가 어울린다며 별명을 지어주었다.

나는 공부가 맘처럼 안되고 엄마가 보고싶다며 친구들에 힘듦을 털어놓기도 했는데, 우리방 친구 셋은 나를 친구로, 때론 동생처럼? 챙겨주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친구 셋은 집에서 맏이여서 듬직한 면이 있었고 나는 막내여서 더 철부지였던 것 같다.(사실 한살위의 오빠가 있는게 다지만 막내는 막내로 컸다.)

또 하나,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별명이 잊히질 않는다. 괴짜이신 젊은 수학쌤이셨는데, 나는 키도 작은 편이고 앞자리를 좋아해서 자주 앉곤 했다.
그런데 내가 꾸벅꾸벅 많이 졸던 어느 날이었다. 선생님이 "너의 이름에 받침을 넣어 줘야 하나?"하시며 내 이름"조아라" 를 칠판에 쓰셨다. 그리고 받침을 넣으셨다.
바로 "ㄹ"이었다.
"졸아라" 라니, 나의 가장 부끄러운 별명으로 남아있다. 그 수학쌤은 농담으로 수학시간을 조금이라도 재밌게 만들어주려 노력하시는 유쾌한 쌤이셨고, 난 수학을 좋아하고 열심히 했기에, 그날의 일도 추억으로 남아있다. 난 그 날 이후, 그 별명만은 불리지 않기 위해 수학시간에 집중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런데 도저히 물리는 나의 넘사벽이었고, 대학가서 수강한 전공수학시간에 많이 졸기도 했다.(이땐, 많은 부분이 알코올이라는 액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 때 별명이 하나 생겼다.
나는 대학교2학년 여름부터 '경산 우리학교'라는 야학에서 야학교사로 봉사를 했다.
동아리처럼 대학생인 동기들과, 선후배 야학쌤들과 수련회도 가고 놀기도 하고 봉사도 하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여름과 겨울엔 교사수련회로 지리산 종주를 했는데, 정말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도움받아가며 다같이 정상에도 올랐던게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장터목산장이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정상에도 올랐는데, 나의 별명은 이 곳에서 나왔다. 함께 자던 동기들이 내가 잘때 몸을 뒤척이며 뿡뿡거리던 모습을 보고 "아라뿡" 이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나마 귀여운 별명이여서 망정이지, 역사 속에 묻고 싶은 별명이지만 동기 친구들이 불러주니 나도 적응되고 재밌는 별명이라 좋다. "아라뿡! 아라뿡 쌤~"하고 부르면 20대 그 시절의 추억들이 함께 떠오르는 느낌이다. 그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

어른이 되니 별명이 별로 생기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잊어버리기도 잘하니 더 그렇다ㅜㅜ
작년 우리 은방울 남매에게 <EQ의 천재들>시리즈를 읽어주니,
그 때 다섯살인 우리 딸이, "엄마~ 엄마도 행복씨 같아, 행복씨 해요!"라고 말했다.
나는 아침마다 애들 식사챙겨주는것도 서두르고, 아이들 등교준비도 자꾸만 재촉하고, "서둘러씨"에 가장 가까운 것 같은데 다시 반성하게된다.
행복을 스스로 선택하고 주위 사람에게도 행복을 전파하는 행복씨가 되고싶다. 그리고, 다양한 별명이 나에게 또 생겼으면 좋겠다. 특징을 살려,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별명을 찾아 줄 때의 쾌감이란! ^^
나도 다른 이들의 유쾌한 별명을 짓고 불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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