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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1기] 4일차.'미움받을 용기'는 곧 '네가 뭐라건 너와 다른 나를 찾을 용기'다.<광대하게 게르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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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1. 7. 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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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도 잡지에 심리테스트, 성격테스트만 나오면 질문들 옆에 빈 네모칸에 체크를 하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다. 요즘도 소셜미디어 친구들이 올린 테스트 결과가 뉴스 피드에 줄줄이 올라오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 손가락이 움찔거린다. 좋아하는 색깔로 내 성격을 알려주고, 몇 가지 질문에 답만 하면 좌뇌형인지 우뇌형인지 알 수 있고, 내게 맞는 남자친구 유형을 알 수 있고, 내가 살 만한 세계 도시를 골라준다니!

사실인즉 질문에 답을 클릭하면서도, 또 결과를 보면서도 별 믿음은 없다. 새로운 통신서비스나 영화를 홍보하는 상술일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왜 난 심리테스트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심리테스트는 늘 유혹적일까.

아마도 그건 내가누군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고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택시를 타면 간혹 듣곤 하는 「타타타」라는 노래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가사가 있는데, 사실 난 오랫동안 그 가사를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 나를 알겠느냐.”로 잘못 알고 있었다. 얼마나 내가 나를 모르겠으면 노래도 그렇게 들렸을까.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면에서는 편하지 않았나 싶다. 과거의 집단주의 한국에서는 어느 집단에 소속돼 있고 어떤 위치에 있는가로 정체성이 정해졌으니까집단의 규율과 취향을 따르면 되었고, 위치에 요구되는 일을 하면 되었고, 개인의 개성은 여기에다 약간의 변주를 더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게 무너졌다. 90년대에 와 드디어 서구적 개인으로서의 의식이 싹터서 집단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에 스스로 저항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그만큼 견고하고 영구한 집단 자체가 점점 사라져서 원치 않더라도 홀로 설 수밖에 없게 되 었다. 평생직장이 없으며 가정도 예전보다 훨씬 유동적이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이 집단의 눈치를 보는 문화 및 집단적으로 형성된 획일화된 성공기준과 가치에 물든 채 자랐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집단 구성원의 신분이 보장되지도 않고, 집단이 영구히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그게 폭발하는 현장의 대표는 아마도 명절날 친척들과 만나는 자리일 것이다.

몇 년 전 일본 철학자가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논한 책 『미움받을 용기』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목록 최상위에 있었던 것도 이런 상황에서 나온 현상일 것이다. 이 책은 일단 제목부터 사람들을 끌 수 밖에 없다. '미움받을 용기'는 곧 '네가 뭐라건 너와 다른 나를 찾을 용기'다.


문소영, <광대하고 게으르게>27p

★내 생각

나도 나 자신을 알기까지 오래걸렸다. 진로, 독립(결혼해서 가정 꾸리기) 두 가지를 얻기 위해 많은 방황의 시간을 겪은 것을 보면 그렇다. 진로문제는 앞으로도 할 고민이다. 우선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직장에서 월급을 따박따박 받으며, 아이키우며, 내가 하고싶은 공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용기를 갖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가야겠다. "남들이 뭐라건 남들과 다른 나"이기 때문이다.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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