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책을 읽고, 읽은 만큼 글을 씁니다.
<영양의 비밀>프레드 프로벤자 지음, 안종설 옮김
☆ 읽은 부분 ☆
4부. 불확실성과의 대결
13장 지혜를 짓밟는 권위
비타민D는 어떻게 열풍이 되었나
지방은 어떻게 독이 되었나
생리학이 정책을 짓밟다: 소금의 사례
위의 제목만 읽어보아도 의문점이 생긴다.
'비타민D가 중요하긴 하다던데, 지방은 그렇게 위험하다던데, 소금은 우리가 줄여야하고 저염식으로 먹는게 좋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가져왔다.
하지만 이책을 읽으며, 내가 그렇게 열심이 믿고 있었던 근거는 무엇이었나 싶다. 알려면 제대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p.362-363)
나는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이후 18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물고기를 멀었지만, 요리 방식을 떠나 단 한 번도 물고기를 좋아한 적이 없다. 아무리 몸에 좋다 한들 물고기가 먹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무리 몸에 좋다 한들 물고기가 먹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물론 나도 물고기에 단백질과 요오드, 갖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한 여러 영양소가 많다는 것을 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기름기 많은 물고기ㅡ송어, 연어, 정어리, 참치, 고등어ㅡ에는 비타민D가 많은데, 내 주위에도 지용성 영양소가 부족한 이들이 있다. 기름기 많은 물고기에는 내 몸과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한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 어떤 이는 내 몸에 필요한 오메가-3를 충당하기 위해 한 주에 최소 한두 번은 기름기 많은 물고기를 먹으라고 권장한다. 아무리 그래 봐야 내 몸은 기름기 많은 물고기를 소화하지 못하니 먹을 수가 없다. 내 몸의 무엇이 이런 권위와 개인적 경험 사이의 갈등을 만들어 냈을까?
2015년에 미국 정부의 <식생활 지침>제8개정판이 발표되자, 미국인의 건강을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시킨 비만 문제와 관련해 과연 이 지침을 믿어도 되는가라는 합리적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 지침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미국 농무부와 보건복지부가 1980년에 처음 발표한 이 지침의 목표는 미국인의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칼로리 섭취의 55퍼센트에서 60퍼센트로 끌어올리고, 지방은 칼로리 섭취의 40퍼센트에서 30퍼센트 미만으로 줄이며, 포화지방은 칼로리의 10퍼센트로 줄이고, 단일 불포화지방과 복합불포화지방은 각각 칼로리의 10퍼센트까지 끌어 올리며, 콜레스테롤 섭취는 하루 300밀리그램 이하로 줄이고, 소금 섭취는 50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설탕 섭취는 40퍼센트까지 줄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설탕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 허무맹랑한 목표도 찾기 힘들 것이다.
과연 건강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직한 열망이 이런 지침을 만들었을까? 혹시 처음부터 기업계의 입김으로 오염된 것은 아닐까? 왜 1980년 이전에는 아무런 지침이 발표되지 않았을까? 미국 정부는 1980년 이전에는 국민의 식생활에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다음의 사례인 비타민D, 지방, 소금을 살펴보면 우리가 음식과 맺고 있는 관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몸에 좋은 음식을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권위자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몸이 비인지적, 통합적, 직관적 차원에서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인지적, 합리적, 분석적 사고는 식생활과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전문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느라 다른 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저자 프레드 프로벤자는 말한다.
과학연구자들, 권위자들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결국 우리 몸의 지혜를 무시하고 짓밟고 있다고.
저자가 언급한 1980년, 2015년, 미국 정부의 <식생활 지침>을 보니,
"지키지 못할 지침인가?", "이렇게만 먹으면 정말 건강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점이 든다.
사실 이 챕터는 이해가 잘 되기도 해서 다시 읽고 싶어서 태그로 표시해두었다.
저자가 물고기 먹는것을 좋아하지 않고, 소화도 시키지 못하므로 어른이 된 이후에는 먹지 않는다는 말로 보아, 무조건 과학연구와 식생활 지침이 모든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는 것을 하나의 예로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저자는 물고기를 먹는 대신에 다른 자연식품을 섭취합으로써 영양분을 보완할 것이다.
믿음을 짓밟는 이해(410쪽)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p. 410)
타우브스는 영양학자들이 제대로 연구를 했으면 믿을 만한 지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 생태, 경제, 사회 분야에서는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 있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은 너무도 복잡하고 역동적이라, 완벽한 과학적 분석을 넘보기에는 우리의 능력이 부족하다. 하나의 원인, 하나의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식생활이라는 주제만 놓고 봐도 결과는 몇 세대에 걸친 동시다발로 중첩되어 나타난다.
개인의 차원에서도 태아에서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에 걸쳐 수많은 요인이 얽히고, 안팎의 우연적 요소들이 매일같이 등장했다 사라지며, 더욱이 그 모든 것은 개인마다 다르다.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양한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가능성을 수립하는 일이다. 하지만 각 개인이 어떻게 반응할지, 집단 차원에서는 어떻게 될지, 개체가 생물리학적 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을 주고받아 우리를 경악하게 할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 낼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자이면서, 자신의 연구내용, 다른이들의 연구내용,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도 과학을 맹신하지 말것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것을 경고한다. 각자 자신의 경험을 존중하고 스스로 자신의 몸의 지혜에 귀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프레드 프로벤자는 과학자이므로 연구해온 경험도 풍부하고 통찰을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과학적인 것과 과학으로 설명이 되지 못하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면 우리의 생각의 폭을 넓게 해준다.
내가 마지막 5부를 향해 읽고 있지만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건지 좀 의문이 든다. 태그한 부분들을 다시 읽고, 그동안 내가 블로그에 기록한 글들도 더 정리해보아야겠다.
원래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교양서 읽기를 좋아하지만, 이번 <영양의 비밀>은 정말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혜를 나눠주신 프레드 프로벤자 할아버지 교수님께 감사하다.
[한달독서] 28일차. 토지 읽으며 필사. (0) | 2021.01.12 |
---|---|
[한달독서] 26일차. 토지 읽고 필사. (0) | 2021.01.10 |
[한달독서] 27일차. 사람의 '대형마트' 먹이 활동의 위험. (0) | 2020.12.29 |
[한달독서] 23일차. 건강한 몸은 무엇이 좋은 음식인지 안다.(클라라의 아이들이 남긴 교훈) (0) | 2020.12.29 |
[한달독서] 20일차. <영양의 비밀>과 <인생은 복리가 됩니다>를 읽고 식습관 추적을 시작하다. (1) | 202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