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기억에 관한 한 애초에 객관적인 진실 같은 것은 없다. 객관적인 관찰자도 없다.
정확한 이야기도 없고 완결된 이야기도 없다.
그런 것들이 있을 리가 없고, 있을 수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부분적인 설명과 단편적인 관점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더 나은 설명과 관점은 있다.
기억은 객관적인 과거를 되살려 낸 것이 아니다.
기억은 도구다. 기억은 우리를 미래로 인도하는 과거의 안내자다.
당신이 과거에 나쁜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그 이유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그런 나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억의 목적이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다시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다.
기억은 안 좋은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걸 예방하는 도구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필사
★내 생각
'기억'에 관한 한 애초에 객관적인 진실 같은 것은 없다.
첫 번째 문장부터, 대단한 통찰이라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기억이든, 상대방의 기억이든, 내 생각이든, 상대방의 생각이든, 객관적 사실(진실)과 주관적인 것이 함께 들어있다.
첫째아이가 다섯살 때, 세살이었던 둘째아이 재활치료를 받기위해 나는 서울의 재활병원에 둘째아이와 입원해서 생활했고, 첫째아이는 아빠와 고성인 우리집에서 지냈다. 아이아빠는 일을 하고 있었고, 아이는 어린이집과 이모할머니집, 우리집을 오가며 아빠와 이모할머니, 외숙모(촌수는 모르지만 친척분)의 돌봄을 받으며 생활했다. 그렇게 3개월을 지냈다.
첫째아이를 데려와서 서울에서 며칠을 보낸 후에, 친정부모님께 부탁드려 친정집에 첫째아이를 보내려고 할때 아이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서럽게 울었던 일이 떠오른다.
첫째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나 스스로 죄책감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가 그 기억을 갖고 있으면 어쩌나 하고, 그때의 이야기를 할때 겁이나서 조심스러웠다. 아이는 다행히 고성집에서 아빠랑 닭을 키웠던 이야기를 하고, 외갓집에 갔던 이야기를 조금 하기도 했다. 나는 그냥 꼬옥 안아주고 엄마가 너무 미안했다고 말해주었다. 은후가 너무 힘들었겠다고 말해주었다. 너무나 가슴아픈 기억이라 지금도 떠올리니 울컥한다.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그때를 떠올리는 내 마음, 지금의 나를 위해 나의 바람과 느낌을 들여다보고 위로해주고싶다. 공감대화, 자기공감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공감대화를 알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나의 '기억'에도 주관성이 있고, 아이의 '기억'에도 주관성이 있다.
'기억'은 아픔이기도 하지만, 도구이기도 하다.
기억은 안 좋은 사건이 다시 반복해서 일어나는 걸 예방하는 도구다.
그것을 알려준 작가 조던 피터슨에게, 그리고 우리 아마배필 리더 곰돌이빵님에게도 감사하다.
필사적으로 필사를 하며, 책을 읽고, 블로그글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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