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전문가도 아닌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고민의 종류는 다양하다. ‘너무 외롭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살아갈 이유를 모르겠다’ 등등. 정답은 다 다르겠지만 개개인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만은 공통적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크고 작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개인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요즘 시대에는 배가 고파서 힘들다는 사람은 보기 어려워도 친구가 없어서 힘들다는 사람은 쉽게 볼 수 있다. 연인과 헤어져 죽을 것 같이 슬프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 이렇듯 관계에서 오는 상실감과 공허감은 시대가 바뀌면서 점점 더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는 중이다. 먹고사는 일에만 몰두해 대인관계의 허무함을 채우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은 점차 침울해지고 피폐해져 간다.
그러한 허전함 때문일까. 우리는 휴대전화나 태블릿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채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고 내 삶을 전시한다. 일정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 시간에도 타인과 연결되어 있는 끈을 놓지 않는 셈이다. 외로움이나 고립감은 달래질지 모르지만 그 탓에 피로가 사라질 틈이 없고 소위 말하는 감정 소모에서 벗어나기도 힘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확보해야 비로소 진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대면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고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나를 더 깊게 읽는 시간, 어지러운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이다. 혼자 지내는 것이 꼭 부정적인 감정과 쓸쓸함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혼자 느긋하게 산책하거나 책을 읽는 등 미뤄두었던 여가를 즐기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그리고 그렇게 혼자의 시간이 충만해야 타인과의 관계 맺기도 바람직하게 이루어진다.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 뭘 하든 시간을 낭비한다는 죄책감을 갖지만 않으면 된다. 해보는 거다. 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지만 통제는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영어 단어 중에서 ‘Lonely’는 ‘쓸쓸한’, ‘외로운’을 나타내지만 ‘alone’은 ‘단독으로’, ‘혼자의 힘으로’라는 의미를 지닌다. 같은 ‘혼자’라도 그 뜻이 다른 셈이다. 독립된 시간을 외롭고 쓸쓸한 시간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오히려 내 마음과 내 할 일에 집중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문장에도 답이 숨어 있다.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복잡한 세상 속에 혼자 고요히 머무는 시간. 이때 빛나는 건 ‘나’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나를 만나기 바란다.
손힘찬,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내 생각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확보해야 비로소 진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대면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다.
알고보니, 나는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고 고독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혼자 온전히 달리기를 하고, 혼자 책을 읽고, 혼자 필사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짧게라도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