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글감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을 관찰하는 거죠. 글쓰기 책의 고전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쓴 나탈리 골드버그 역시 글쓰기 소재가 고민되면 '내 가족 이야기'부터 쓰라고 권합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며 누구도 틀렸다고 반박하지 못한다고요. '가족' 이라고 하면 진부한 글감처럼 보이지만 '내 가족'은 다릅니다. 각 가정에는 남들은 모르는 역사와 사정이 숨어 있고, 그것은 오직 가족 구성원만이 밖으로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니까요.
매일 출퇴근하고 하루 중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이야기만큼 쓰기 쉬운 소재도 없습니다. 나한테는 익숙하다 못해 '이까짓 게 이야깃 거리가 될까' 싶을지 몰라도 남들 눈에는 신선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직업 세계를 궁금해합니다. 직업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길 원하는 것이죠. 나는 쓰기 쉬운데, 남들은 읽고 싶어 하니 괜찮은 글감 아닌가요? 취미는 글감으로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즐겁다고요? 내가 자주하는 일, 빠져 있는 일이 바로 글감이에요.
얼굴이 빨개질 만큼 부끄러운 흑역사도 글감입니다.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나 과오, 민망했던 경험 말이에요. 누가 볼까봐 꽁꽁 진공 포장까지 해둔 기억을 굳이 되새김질하면서 백지에 퍼부어보는 겁니다. 우선 마음이 후련하고 가벼워져요. 쓰다 보면 작은 교훈이랄까, 분명 깨닫는 지점이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글의 주제가 됩니다. 무엇보다 흑역사를 소재로 글을 쓰면 독자가 좋아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안도하면서 작가와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잔잔한 일상에서 스포이트로 빨아들이듯 글감을 추출해보세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죠. 저는 반대로 나의 세계를 넓혀야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울타리도 넓어진다고 봅니다.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도전을 할 때가 글감 사냥하기 딱 좋은 순간입니다. 인간은 생존 본능 때문에 낯선 곳에 가면 촉수가 예민해집니다. 출발하는 순간부터 마주치는 생경한 경험이 모두 글감이 되죠.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으면 몇 날 며칠 굶주린 사자처럼 여행을 해보세요.
이때 메모는 필수예요.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비로소 글감을 찾는 사람과 글감 주머니가 불룩하게 차서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고르듯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글감을 너무 오래 고민하면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 치고 나갈 힘이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평소에 기록하고 모아두세요. 빠르게 휘갈길 수첩도 좋고, 스마트폰이 있잖아요. 스마트폰이야말로 365일 24시간, 내 신체 일부처럼 딱 붙어 있으니 메모 도구로 적격입니다. (잃어버리지 않게 주의, 또 주의. 주기적인 백업은 필수!)
김선영,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
★ 내 생각
★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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