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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독서] 24일차. 토지읽으며 필사.

토지 읽기(북마미 도토리 모임)

by 공감사이다 2021. 1. 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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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을 읽고, 읽은 만큼 글을 씁니다.

<토지>1부 1권. 박경리.

 

 

13장. 무녀

토지에게 가장 기억남는 사랑이야기가 있다. 초반, 평사리에서부터 나오는 용이와 월선이 있고, 후반부에 나오는 연실과 오가다 지로가 그들이다.

'우찌 그리 못 살고 왔노, 용이가 그러데요. 우찌 그리 못 살고 왔겄소. 어매, 불쌍한 우리 어매. 팔자 치리 하고 살라 카더마는 내 신세가 어매 한세상맨치로 우찌 그리 똑같겄소. 짝도 없고 임자도 없고 어매 자식 어매 안 닮고 뉘 닮았겄느냐고 했더마는... 너무 보고 접아서 왔소. 용이 사는 울타리라도 한분 보았이믄 싶어서 왔소. 어매, 날 미친년아, 기든년아 하겄지요? 나도 모르겄소. 보고 접아서 미치고 기들겄습디다. 나도 모르겄소.'

강물은 제물에 희번득이고 하늘의 별도 제물에 반짝거리고, 꺼무한 산허리만이 헤매는 월선이를 가만히 지켜본다.

다시 읽어도 너무 슬프다. 3년전 읽었을 때는 그들의 애절한 사랑에 같이 슬퍼하고 눈물도 흘렸다. 이번엔 월선과 어머니의 이야기에 마음이 울컥했다. 무당이었던 월선네(월선의 어머니)는 딸만은 자신과 같은 무녀의 삶을 따라가지 않길 바라고, 떨어져 살더라도 평범한 집안에 시집가서 팔자치레하고 꼭 살길 바랐다. 

 

"에미 근본 모르는 데 가서 니나 팔자 치리 하고 살아라. (중략)"

 

월선네의 마음도 조금 알듯하고, 월선의 마음도 좀더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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