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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독서] 21일차. 아이의 마음과 내 마음 돌보는 시간을 가졌다.(토지 다시 읽기 시작!)

토지 읽기(북마미 도토리 모임)

by 공감사이다 2021. 1. 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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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을 읽고, 읽은 만큼 글을 씁니다.

<토지>1부 1권. 박경리.

☆읽은 부분☆

제 1편

어둠의 발소리

서(序)

1장 서희

2장 추적

3장 골짜기의 초롱불

4장 수수께끼

5장 장날

6장 마을 아날들

7장 상민 윤보와 중인 문의원

8장 오광대(五廣大)

 

내가 열여덟, 고2때 멋모르고 토지를 읽고싶은 마음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열심히 읽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시험기간에는 책읽기도 그렇게 신나고 재밌다는 것을...나는 시험기간에 본것은 아니지만 다들 내신과 모의고사, 수능 공부를 하는 시기이니 대하소설을 읽는것이 불안했을 법도 하다.

불안함이 당연히 있기도 했겠지만, 1부를 즐겁게 읽고나니, 2부, 3부, 4부, 5부까지 읽는것은 수월했다. 수많은 인물이 어쩜 그렇게 입체적이고 마음을 울리는지 태어나서 이렇게 긴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도 참 재밌고 가슴이 뛰었다.

토지 읽기를 시작할때쯤, 문학과목 수행평가로 '3분 스피치'를 하겠다고 알려주셨다.(다음 학기때 하겠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간이 넉넉하니 토지완독을 하고 그 이야기를 3분 스피치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정말 그렇게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무슨 스피치를 했는지는 기억안나고, 완독하고 책읽은 느낌을 이야기했다는 '뿌듯함'만 기억난다. 고2때부터 기숙사에서 살아서 책보는데 열중할 수 있는 환경도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에 나는 네이버 카페 "그림책읽어주는 엄마"를 열심히 드나들며 그림책, 내가 읽고싶은 어른책, 온라인 소통에 빠져있었다. 그때 시작한, "두꺼운 책읽기- 토지" 북클럽에 참여했다. 일명 "토지 뚜꺼비"는 1년 3개월에 걸쳐 5부까지 모두 완독하는 일정에 일주일에 한명씩 발제글을 올리고, 다른 멤버들은 댓글로 밑줄 문장을 공유하는 방법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토지를 읽었고, 2018년 봄엔 토지문학관이 있는, (박경리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토지 번개를 했다. 1박2일의 일정, 토지 졸업식, 밤샘 수다로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2021년 나는 토지 다시 읽기에 도전한다. "그림책읽어주는 엄마"에서 검피님이 "도토리[돌아온 토지, 박경리 책을 읽는 북마미 북클럽]"를 열어주셔서 손을 번쩍 들었다!(물론 선착순 댓글로 지원한다.^^) 이번엔 평일 매일 오전 7시, 30분동안 zoom으로 토지낭독 모임도 한다고 한다.(북마미 아이디어와 열정은 정말 엄지척이다.) 안타깝지만 낭독은 패스, 제때 읽고 필사하고 댓글달면서, 내가 맡은 부분엔 발제글도 올리고, 완독하기가 목표이다. 

혼자면 못하지만 '같이'의 힘을 믿기에, 그리고 이번엔 부분 필사를 하며 읽고 싶어서 도전한다. 

 

★ 나의 밑줄, 나의 필사

★내 생각

서희의 엄마인 별당아씨가 집을 나간 후에 남겨진 서희 모습이다. 너무 마음 아픈 대목이다.

2017년, 첫째아이가 5살일때, 나는 둘째(3살)아이의 재활치료를 하기 위해 재활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느라 3개월가까이 떨어져 산 적이 있다. 나와 둘째는 서울에, 아빠와 첫째아이는 강원도 고성집에서 지냈다. 아빠가 아이를 정성껏 돌보았지만, 소방관 교대근무로 아이가 친척집에서 자는 날도 3분의 1은 되었다. 어떻게 신랑과 나는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지 돌이켜보니 너무 후회스럽고 죄책감이 든다. 신랑이 육아휴직을 쓰길 바랐지만, 여러 사정으로 아직 쓰지않고 근무하기로 한 상황이었다.(신랑은 그 다음해에 육아휴직을 7개월동안 했다.)

 

한달에 한두번 만나며 두달쯤 지났을 때였던것 같다. 병원에 양해를 구해, 첫째아이를 서울 병원에서 함께 먹고 자며 2~3일 정도 시간을 보내고, 친정부모님께 첫째아이를 일주일동안 맡기려고 차에 태우려고 하니, 책 속의 '서희처럼' 아이가 악을쓰며 뒹굴며 울부짖던 모습이 기억난다. 너무 가슴아프고 미안해서 나는 보내놓고, 유모차에 둘째를 재운채로 엉엉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는 아이대로, 우리 부모님은 또 우는 손자를 달래는 마음이 얼마나 마음아프고 힘드셨을까. 나는 정말 부모님과 아이에게 빚을 갚으며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시 다짐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쓴 '감정툰 컬러링북'

아이가 어제 등교수업을 다녀오며 가방가득 책과 노트를 가져왔다. 그중 옥이샘의 감정툰(감정툰 컬러링북)이 눈에 띄여 몇장 읽어보았는데, "쓸쓸하다"라는 감정을 나타낸 그림과 아이의 글이 있었다.

다섯살이었지만 그 감정과 충격은 오래도록 아이의 마음에 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고 쓸쓸했을까. 너무도 미안하고 슬펐다.

 

잠자리 책을 읽고, 불끄고 누웠을때 둘째는 이미 잠이 들었고, 나는 노트를 슬며시 가져와서 말했다.

"은후야, 쓸쓸하다라는 마음에 은후가 다섯살 이야기를 썼네. 엄마도 다 기억나는데, 은후도 다 기억하고 있는데, 너무 미안해"

나는 조금 읽었고, 은후는 읽지말라며 나 이불뒤집어 쓸거야, 라고 했다.

아이의 눈물과 슬픈표정을 보니 더 죄책감이 몰려와서, "은후야, 엄마가 너무 미안해. 엄마도 힘들었는데, 은후는 더 힘들었지." 하며 이야기했다. 돌아서 눕는 은후에게 "엄마 안아줘." 말하며 내가 꼭 안아주었다.

아이는 몇마디 하지 않았다. 내가 "엄마아빠가 돈 잘모아서 고성집보다 더 좋은 집을 춘천에 마련할테니 이사가서 살자"라고 말하니, 응 이라고 하며 끄덕였다. 어른이 잘못한거라고, 엄마가 잘못한거라고 말하며 꼭 안아주었다.

 

그전에도 우리 네 식구가 있을때, 떨어져있던 이야기를 조금은 나눈적이 있다. 그때도 은후는 눈물을 보이며 나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은후를 안아주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앞으로는 그런일 없을거라고 안심시켰다.

 

두 아이를 마음이 건강한 아이, 몸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서 내가 더 공감대화를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나는 공감대화 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신랑과의 대화를 하고 나서, 스스로 부끄러울 때가 여전히 자주 있다.(예전보다는 횟수가 줄어듬에 위로를...) 나의 이 모습 또한 인정하고 조금씩 나아짐에 감사하기로 한다.

내가 우선 행복하고, 내가 우선 자기공감을 하고, 내가 우선 가족과 공감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눠야겠다.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 주변사람과 먼저 공감대화를 많이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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