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매필9기] 28일차. 결국 사람의 인생은 하찮은 우연의 복수가 수없이 잠복해 있는 불길하고 의외적인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태연한 인생>
★본문 에피소드에는 속편이 없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일회성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쳐가는 수많은 버스들과 비슷하다. 한순간 내 앞에 머무르지만 나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인생의 대부분은 이런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이야기의 세계에서 작가는 최대한 에피소드를 배제한다. 인과관계가 없는 우연은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플롯의 고리를 느슨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작가가 보여주려고 하는 세계, 그 세계를 구현 하지 않는 에피소드는 여지없이 퇴출된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모두에게 자기 인생의 작가라는 권능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피소드의 형태로 등장하여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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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8.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