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매필10기] 16일차. 내가 이렇게 오락가락 혼자 분주한 사이, 남편은 제 보폭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기고 있을 뿐이다.<평범한 결혼생활>
★본문 우리는 외출하면 늘 손을 잡고 다닌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빈자리가 나면 그는 항상 나를 먼저 앉게 한다. 무거운 짐은 무조건 자기가 든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가면 다리는 내내 이리 꼬다 저리 꼬다 바꾸면서도 손만큼은 습기가 가득한 채로 두 시간 남짓 내내 붙잡고 영화를 본다. 남편은 바깥에서 내게 참 자상하다. 더 많이 함께 외출을 하면 좋으련만, 주중 내내 출퇴근을 하느라 지친 그는 주말에는 가급적 집에 있고 싶어 한다. 옥수동에서 광화문으로 이사를 와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달리기를 하러 나가면 그는 가끔 주섬주섬 같이 따라 나선다. 경복궁 주변을 한 바퀴 크게 돌 때가 많다. 기왕 같이 와주었으니 처음엔 남편과 보폭을 맞추며 걷는다. 그러다가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어쩔 수 없이 양해를 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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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6.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