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매필12기] 6일차. 아침 산책은 습자지와 닮았다. <걷는 생각들>
★본문 습자지! 그런 물건이 있었다. 한글을 처음 배우던 1학년이었나? 글자 위에 얇은 비치는 종이를 올려두고 글자를 따라 베껴 쓰는 종이. 글자를 익히기도 하고, 예쁜 글씨를 연습했던 그 종이를 몇십 년 만에 떠올렸다. 아침 산책은 습자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약간은 투명한 듯, 약간은 불투명한 듯 뽀얗다. 생각도 마음도 멍한 상태에 길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윤곽을 그리고 그 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글자를 쓰고 있고, 문장을 쓰고 있고, 한 페이지의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 글자를 연습하고 배운다. 그러다 보면 아침 산책의 몽롱함 속에 내 마음이 윤곽을 보여준다. 태양이 뜨고 시간이 지날수록 습자지가 점점 의식의 색깔로 불투명해지는 순간, 나의 무의식이 보이지 않게 되어 따라쓰기가 힘들어진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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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5.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