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매필9기] 3일차. 상대가 말을 못 알아들으면 그 책임이 발화자에게 있다. <말하기를 말하기>
★본문 언젠가 ‘영어권에서는 상대가 말을 못 알아들으면 그 책임이 발화자에게 있기 때문에 상대가 알아들을 때까지 몇 번이고 정확히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무릎을 쳤다. 발화자의 책임과 의무! 그 말로 인해 마치 머릿속에 오랫동안 끼어 있던 먹구름이 싹 걷히는 것처럼 내가 그때까지 무척 비합리적이라고 느꼈던 점이 무엇인지 명료히 깨달았다. 한국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게다가 이 책임은 주로 관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만 지워진다. 그러니 내가 관계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면 나는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눈치껏’ 나의 비위를 맞추게 된다(물론 상대가 어려워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 또는 ..
매일 필사하기
2021. 5. 2.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