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매필] 필사적으로 필사하기. 24일차.
★본문 노트북 전원 버튼을 누르고 십 분을 고민한 뒤에야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린다. ㄹ과 ㅓ에는 조그맣게 양각된 선이 있는데 그건 양손의 검지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돕는 일을 한다. 그러니까 나의 세계는 그 보잘 것 없는 선으로부터 시작된다. ㄹ과 ㅓ에 양각된 선. 너무 당연해서 모두 간과하고 사는 그 선으로부터, 어떤 세계는 그런 것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몇몇개의 세계도 그곳으로부터 창조되었을 거다.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자꾸만 작은 것에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창문 틈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바람 같은 것들. 그래 이것 봐. 일단 앉으면 뭐든 쓸 수 있잖아. 삼십 분 전의 내게 말했다. 그러나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그는 듣지 못한다. 애석한 일..
나의 성장일기(주제 없이 자유롭게 쓰기)
2020. 12. 24. 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