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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2기] 25일차. 휴대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발견의 세 가지 열쇠를 앗아갔다. 바로 외로움, 불확실성, 지루함이다. 이것이야말로 늘 창의적 아이디어의 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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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1. 8. 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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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뇌'는 지각perception을 행동으로 전환하는 단순한 기계의 역할을 수행했다. 뇌가 하는 일이란 그저 긍정적 또는 부정적 신호를 지각하고 처리한 후, 그에 상응하는 행동 을 촉발하는 것이었다. 어떤 계획 수립도, 목표 설정도 없었다. 그저 순전한 반응 자체였다. 그런데 뇌가 진화와 고도화를 거듭하면서 지각과 행동이 한층 복잡해졌고 앞서 사고 능력이 개발되었다. 혹자는 인간의 독창성은 지각-행동 주기에 일시정지를 끼워 넣고, 실행 기능이 운전대를 거머쥐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능력에 있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충동과 반사 신경이 아니라 평가와 결정에 근거하여 행동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혁신성과 창의성은 반사 행동과는 상극이다. 잠시 일시정지한 다음 에는 더 큰 그림을 보게 된다.

근래에 우리가 많이 겪는 주의력과 집중력 관련 문제의 원인은 신경과학자 애덤 가잘리와 심리학자 래리 로젠이 공저 『산만한 정신The Distracted Mind』에서 지적하듯이, 현대 기술이 아니라 "우리 뇌의 근본적 취약성에 있다. 기술은 그저 그 취약성을 구체적으로 드러 냈을 뿐이다. 테크놀로지가 문제 유발자는 아니지만 문제를 매우 악화시킨 건 맞다.

가잘리와 로젠은 이 문제를 '간섭interference'이라고 명명하고, 그 이면의 두 가지 과정을 규명한다. 바로 "무의미한 정보에 주의를 빼앗기는 산만함, 그리고 여러 목표를 동시다발적으로 추구하려다가 생기는 방해"다. 산만함과 방해의 근원은 동일할 수 있지만 대응시 각각 다른 뇌 기제가 동원된다는 면에서 둘은 뚜렷이 구별된다. 그리고 둘이 초래하는 간섭은 기분과 감정에서 창의력과 정신력까지 삶의 모든 면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보통 그 효과는 부정적이다.

우리 정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선택적 주의력'이다.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지각-행동 주기에 브레이크를 걸고 의도적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다. 선택적 주의력은 고도의 인지적 통제력을 요한다. 그런데 우리의 복합적 목표수립 능력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주의력을 배분, 할당, 지속하는 방식인 인지적 통제력은 상당히 원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지적 통제력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전두피질은 선대에 비하면 그 어떤 영역보다 많이 진화했다. 하지만 세상은 최첨단이지만 우리의 뇌는 여러 면에서 여전히 옛날 뇌의 특성을 상당 부분 간직한다. 옛날 뇌가 잘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멀티태스킹이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 우리 뇌는 신경학적으로 동시 다발적 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실은 네트워크 환승을 하고 있다! 가잘리와 로젠은 "이런 환승 행위는 우리가 실제로 환승을 하지 않더라도 작업 수행력을 저하시킨다"고 말한다. 갈수록 방해가 많아지 는 세상에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갈수록 많은 작업 환승을 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작업 환승은 선택적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최악의 적이다. 주의 집중에는 두 가지 뚜렷한 과정이 필요한데, 한 가지에 초점 맞추기와 그 밖에 모든 것은 무시하기다. 둘은 동전의 양면이지만 근본적으로 별개의 과정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진 놀라운 사실이 있다. 대상 자체에 초점 맞추기보다 무의미한 정보 무시하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본능과 반사 신경에 기초한 특정 자극을 처리할지 무시할지 그 결정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갈수록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원시인이 하루에 한 번 꼴로 덤불 속 맹수 와 마주쳤다면 100년 전 우리 선조는 자신을 향해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와 몇 시간에 한 번 꼴로 마주쳤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 기술은 중요한 '적색등' 자극을 우리에게 '융단폭격하고 있다. 우리의 초점을 잘게 배분할수록 선택적 주의력에서 얻는 유익은 줄어 든다(더 이상 '선택적'이라고 부를 수 없을 지경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주의력을 되찾아오기 위해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의식적으로 타임오프를 해야 한다.

만화가이자 교육가인 린다 베리의 말처럼
“휴대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발견의 세 가지 열쇠를 앗아갔다. 바로 외로움, 불확실성, 지루함이다. 이것이야말로 늘 창의적 아이디어의 산실이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고 영향을 일으키고 의미 있는 일을 하려면 산만함을 줄여야 한다. 디지털 기기가 켜져 있는 시간과 꺼져 있는 시간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창의성에 매우 중요한 정신이 고독한 방랑을 할 수 있게끔 휴지시간(다운타임)이 필요하다.


존 피치, <이토록 멋진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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