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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2기] 11일차. 의식의 행동 조절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본능에 끌리게 될 때, 멈추고 생각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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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1. 8. 1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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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옆구리를 간지럽히면 간지럽지 않다. 뇌는 가지치기 회로를 통해 가상모션 정보가 전해져 옆구리에 손가락이 닿을 것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를 통해 영화 내용을 미리 알고 보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원리다. 물론 간혹 자기가 간지럽히고 자기가 낄낄대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아마도 가지치기 신경회로의 발달이 미진한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이렇게 실제 모션과 가상 모션을 반복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실수를 줄이는 과정을 운동학습이라 한다. 나이 들면 실제의 움직임과 가상의 움직임 사이에 괴리가 생겨 낙상을 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

결국 행동에 대한 의식은 예측한 가상신호들을 통해 먼저 일어나고 이후 실제 행동을 인식한다. 실제 움직임에 대한 인식은 그것이 가상신호와 일치하지 않을 때만 일어난다. 계단을 예측하고 발을 내디뎠는데, 계단이 없어 헛디딘 적이 있지 않은가? 뇌 속에선 가상 계단을 만들어놓고 가상 운동신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현실 세계와 맞는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계단을 객관적으로 인식한 뒤 하나씩 오르면 매우 느릴 뿐 아니라 결국 운동신호와 감각신호 간의 괴리로 넘어지게 된다.

뇌가 행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다. 본능에 따른 유도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본능에 반하는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몸을 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재의 보상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의식의 행동 조절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본능에 끌리게 될 때, 멈추고 생각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멈출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지라도 그로 인해 더욱 겸손해질 수 있다.

뇌가 행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에 비극이다. 본능유도행동은 금방 탄로가 나지만 의식적으로 상대를 속이는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식이라 한다. 사랑하지 않지만 고백할 수 있고, 아이디어가 없지만 있는 척할 수 있다. 굳이 사악함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혹은 걱정 때문에, 나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의식적인 행동을 한다. 아마도 직장에서 취하는 행동의 90퍼센트 이상은 이에 속할 것이다. 만일 이런 자신의 모습이 싫고 보다 진실해지기 원한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멈추고 생각해보자.


김대수,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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