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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쓰기]다시 3일차. 반복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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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사이다 2020. 6. 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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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좋아하는 놀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집에서는 은방울 남매가 둘다 숨바꼭질을 좋아하고, 역할을 정해서 하는 헬로카봇 놀이나 고양이 놀이 등도 좋아한다.
8세 아들은 오목, 장기, 알까기, 윷놀이, 세계여행, 한국여행 등을 좋아한다.
6세 딸은 헬로카봇 놀이와 블럭놀이(블럭으로 미니특공대 등의 로봇이나 동물을 만들어 역할놀이하는 것)를 제일 좋아하고, 클레이로 만들기, 실뜨기 등을 좋아한다.

나는 아이들과 노는 것이 재밌다. 하지만 주말부부를 하기에, 또 남편이 당직근무도 할때가 있어 내가 혼자육아를 해야되는 경우가 꽤 있어서 힘든 면이 있다.
두 아이가 각자 좋아하는 놀이를 다 해줘야하나 하는 고민이다. 살림하고, 출근하고, 퇴근해서 아이들과 놀고, 글쓰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도 보고 하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
친정엄마는 너무 놀아주는데 매달리지 말라고 하셨지만(살림을 몰아서 하거나 귀찮아 하는 나는 조언을 듣긴 해야한다), 난 "함께 노는 놀이"의 중요성을 믿고 있기에, 같이 많이 놀고싶다.
"놀아 준다" 기 보다 나도 좋아서 그냥 같이 "놀고 싶다."

두 아이가 각자 좋아하는 놀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반복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주제로 쓰고 싶었다.
또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배우고 싶다.

 

"세계여행" 은 우리집 인기 보드게임이다.
특히, 첫째인 은후가 가장 좋아하는 보드게임이다. 7살인 작년부터 꾸준히 하며 전략을 개발하고, 도시의 가격과 통행료를 외울정도로 열정적으로 즐겼다. 신랑, 나, 은하 우리 셋은 은후와 자연스럽게 자주 함께 했다. 우리부부와 은후는 게임 플레이어로, 은하는 주로 "사장님"을 했다. 사장님은 땅을 찾아서 건네주는 역할이다. 글자를 모르는데도 그림만 보고 귀신같이 찾아낸다.

이 게임 전에는 윷놀이가 최고 인기였다. 은후가 정말 좋아하고 승부욕이 있어서 한창땐 매일 윷놀이를 했다. 그리고 명절엔 시댁과 친정갈때 필수품으로 갖고가서 할아버지와 친척들과 재밌게 놀았다. 나의 할아버지,할머니이시니 아이들에겐 왕할아버지,왕할머니시다.

세계여행이 여전히 재미있는 은후와 지쳐가던 우리 세 식구...한번하면 한 두시간은 거뜬히 할 수 밖에 없기에, 은후에게 찬스카드를 줄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가운데 놓여진 찬스카드를 다 쓰면 게임종료 되기로하고 많이 했다.)

가성비 만점!! 5000원짜리 다이소 세계여행을 정말 재밌게 즐겨오던 우리는 한번 우리가 게임을 만들어서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우리만의 보드게임이 "한국여행" 이다.
세계여행을 바꾸어 가며 만든것이라 많이 창의적이라 볼 수는 없지만, 부루마불의 비행기, 배 (퀸엘리자베스 호),우주 정거장도 있고, 찬스 카드는 신랑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들어 주었다.

온가족이 같이 만들었고, 같이 즐기니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제 한국여행도 나와 신랑, 은하는 좀 지쳤다. 은후는 여전히 금요일과 주말엔 이 놀이를 하자고 약속했고, 나와 단둘이 하는 것도 좋아한다.
정말 "반복할 수 있는 힘"이 대단함을 느낀다.
윷놀이도, 보드게임도, 오목, 장기 등을 할때 지면 속상해서 울고 승부에 과도하게 몰두해서 힘들기도 했는데 이제 어느정도 지는 것도 인정하는 편이다. 아이의 그 열정을 응원하는 마음이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우리 아이는 다행히 등교개학을 하고 다니고 있다.
이런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가 학교도 못 보낼정도로 걱정하고 비대면이 일상화가 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들은 아이들과 우리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겠다.
아이들이 맘껏 놀기도 하고, 학습의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