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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매필12기] 10일차.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가장 많이 상대하는 오브젝트가 사람이다.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공감사이다 2021. 8. 9. 19:14

★본문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가장 많이 상대하는 오브젝트가 사람이다. 사회적 대상인 사람을 오브젝트로 설명하는 것은 사회적 대상인 사람들의 가치가 물건과 같다는 뜻이 아니다. 가치중립적인 관점에서, 뇌가 사회적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이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귀한 존재이나 그 사람을 찍은 사진은 사물이다. 물론 사진이 발명된 초창기에 이 둘을 혼동하여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뇌 속 신경의 전기신호와 신경 연결로 생성된 아바타는 신경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사진으로서 실제 존재하는 대상과는 구별된다.

뇌는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기억할까? 물건에 값을 매기듯이 뇌 속에 존재하는 사회적 오브젝트 역시 혈연관계나 친분에 따라 가치를 매기고 점수를 부여한다. 혈연관계는 부부, 자식, 사촌, 오촌 등 유전적 유사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구성된다. 비혈연 관계의 경우에는 유전적 거리보다는 친분도의 거리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의 뇌 속에는 같은 직장 동료라도 나와 친한 사람과 먼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체계화된다. 그리고 그 관계는 매우 유동적이다. 업무에서는 협력자이지만 시험이나 인사고과에서는 경쟁자가 될 수 있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으며,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연인이 될 수도 있다.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의 지적, 감성적, 경제적 사정은 실시간으로 변화하지만 나의 뇌 속에 있는 사회적 가치체계는 한번 만들어지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한번 ‘나쁜 사람’ 혹은 ‘좋은 사람’으로 정의되면 웬만해선 이것이 거의 평생 동안 변치 않는다.

마키아벨리Machiavelli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 “한번 배신한 사람이 나의 편을 들더라도 결국 또 배신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제거하라”라고 했다. 그는 뇌 속에서 사람에 대한 가치 점수가 좀처럼 변하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소위 ‘손절’이란, 앞으로 당신이 실제로 변하건 말건 나의 뇌 속에서 영원히 나쁜 사람으로 점수를 매겨 다시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결단이다. 그러나 자신을 기준으로 한 이러한 가치체계는 실존 세상과 다를 수밖에 없다. 실존 세계에선 어제의 악마가 오늘의 천사가 되고 그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인간의 역사는 사회적 편견과 그것을 극복한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진왜란 때 한양에 왜군이 다가오자 한양 방어를 맡았던 김명원, 이양원, 신각 등이 후퇴한다. 이때 신각은 양주에 남아 매복하다가 왜군을 무찌른다. 왜란 최초의 승첩이었다. 그런데 조정으로 돌아간 김명원은 신각이 한양 방어의 명을 어기고 군영을 이탈했다면서 상소를 올린다. 선조는 신각을 처형하라며 선전관을 보낸다. 하지만 그 순간 신각의 승전보가 전해진다. 선조는 이를 전해 받고 처형을 취소하지만 이미 신각은 참수된 뒤였고 그의 아내는 남편을 따라 자살했다. 1592년 음력 5월 19일의 일이다.

김명원의 마음은 어땠을까? 신각의 행동을 배신으로 착각한 일을 후회하였을 것이고 이를 통해 인간의 가치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훗날 정유재란 시 일본군 요시라의 공작[ 12 ]으로 이순신이 파직되고 수군력을 이어 받은 원균이 무리한 작전으로 조선 수군을 궤멸에 빠뜨렸을 때, 이순신을 통제사로 복권해야 한다는 상소를 올린 이는 이순신의 친구 유성룡이 아닌 김명원이다. 복권된 이순신은 사람과 군량을 모아 12척의 배로 왜적을 무찌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명량해전이다.

우리의 뇌가 나의 생존과 적응을 기준으로 매긴 사람들에 대한 점수에만 의존하다가는 그들의 진정한 가치를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내가 경험하는 동안에는 별로인 사람이더라도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상대방의 좋은 면모는 얼마든 더 있을 수 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모를 받아들인다는 건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며 나의 정신세계를 확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대수,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내 생각

오늘의 문장!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모를 받아들인다는 건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며 나의 정신세계를 확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함께사는 우리 아이들과 신랑의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보기. 가장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연습하고 노력하기!!

 

★필사